문제의 정답입니다 - 아버지
먼저 보고 오셔야 합니다
http://blog.daum.net/kenkorea/8763122
Melody of love - Bandari
많은 분들이 답을 주셨습니다
틀린 답은 없습니다
모두의 해석과 느낌이 정답입니다
저와 아주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도 계십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보다 더 멋진 해석을 해주신 분도 계십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느낌을 적어주신 분도 계시구요
제 연로하신 부친께서 어제부로
당신의 삶, 고단한 일로부터 영원한 포상휴가를 받으셨습니다
배고프지 않고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도록
우리 삼남매 건강하고 이쁘게 잘 키워주신 자랑스런 아버지
이제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하셔야 하는 고단함에서 벗어 나셨습니다
이제 쉬시는 일만 남았네요
혹자는 그리 말합니다
그래도 일하는 편이 낫다고
하지만
아침마다 허리 펴는 것 조차 힘들어 하시는 아버지를 뵐 때면
큰아들 저는 마음이 무척 아파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 괜찮으세요?" 말하기는커녕
애써 모르척 저 혼자 바쁜척
다음 달에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들이 여행을 떠납니다
가족들 여권사진을 제가 찍었습니다
"아버지, 고개를 이쪽으로~ 턱을 조금 당기시고.."
아버지 얼굴과 턱을 만지는 제 손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습니다
'이렇게 살이 빠지셨나'
저보다 더 컸던 아버지가 이제 저보다 더 작아지셨습니다
"아버지, 트렁크에 짐이 있어서.. 제 옷 좀 받아 주세요"
아버지께서는 제 옷을 받아 들더니 입어 보시더군요
제가 어릴적 입었던 아버지 옷처럼
지금 제 옷이 아버지에게는 너무 큽니다
이제 아버지께서는 새벽 일찍 일어나지 않으셔도 되니
한가로운 시간들을 보내시겠지요
어쩌면 지겨운 시간들일지도 모릅니다
그 지겨운 시간들, 할 일이 없으셔서 혼자 우두커니 공원에 나가 앉아 계실지도
그러면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구경 '사람구경'이나 하시겠지요
분명히
'나도 왕년엔~'
'니들도 내 나이 먹어봐'
'좋을 때다~'
라고 속으로 말씀 하실껍니다
손주 손녀들은 뛰어갈테고 아버지는 걸어가실테고
점점 함께하는 가족에서 멀어지신다고 혼자 느끼실지도 모릅니다
설사 함께 하는 걸음에도
분명 '패'는 갈릴지도 모르구요
어제 아침 새벽에 일어나니
평소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시는 아버지께서 아직 일어나지 않으십니다
출근을 안하시니까
사무실에 와서 일하면서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오늘 아버지는 뭘 하실까?'
오후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버지, 뭐하세요?'
"그냥 있다"
"아버지,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으니까, 이제 편히 푹~ 쉬세요"
"그래 고맙다"
"많이도 못해드리면서 말로만 푹~ 쉬시라고 그러네요 ^^"
"아니다, 니가 많이 해주지, 고맙다"
"네.."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제 저녁,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오늘 뭐하셨어요?"
"그냥 누워계시다가, 나가서 담배피고, 마당 좀 걷다가, 또 누워계시고"
"네.. 그러셨군요"
"아까 동네 아줌마들 와서 놀다 갔는데, 아버지가 니 전화 받고나서 자랑하더라"
"뭐라고요?'
"아들이 신경 써준다고 자랑하시던걸"
전화 한통화 그깟게 뭔 자랑거리라고
이제 아버지의 지팡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고
아버지께서 걷기조차 힘들어 하실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시간을 보내야 겠습니다
아버지는 저의 자랑, 전 아버지의 거울입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